너는 환할 때 혼자 놀이터에 오는 어른은 되지 마
무거워지지도 말고
먼지 / 이우성


울까봐 두려워 잠을 자지 않았어요
꿈이면 언제나 울었거든요
추운 여름에 받은 편지 / 허수경



그 새낀 죽었어, 하지만
나는 너를 꽃피우고 말거야
선인장 / 남진우


쫌 제발, 잘못 살아서 미안하다는 말 따위 하지 마. 지겨워. 저 나무와 망할 꽃 이야기도 이제 쫌 쫌 쫌. 지겨우면 다 떠나는 거야.
쫌 쫌 쫌 / 이승희


어떤 나라에서는
 죽는 것이 금지되었다
 그러나 꿈꾸는 것과
 오래 잠을 자는 것은 허용되었다
 어떤 나라 / 강성은


꿈을 꿨는데 얼굴을 알고 있는 신부님이 나왔다
잘 지냈느냐 하셔서 내가 맨발로 달려나가
제가 아녜스입니다 제가 아녜스입니다 했더니
내가 준걸 잘 갖고 있구나 하셨다 그랬더니 잠에서 깼다


이상하다.
나는 너를 지키려 한 것 뿐인데,
너는 왜 갈수록 빛을 잃어?
달의 궁전 / 서덕준


언니 세상에 사랑의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
이제 알았지?

베드로도 사랑했어 예수를
서울에서 남쪽으로 8시간 5분 / 이소호



무엇보다
그 무엇보다
꼭 죽이고 싶었던 사람
그가 먼저 세상을 떠났다
슬픔이 해준 것들 / 김경미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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